건축사공제조합이 손해배상공제증권(이하 손배증권) 발급 범위를 대폭 확대한다. 기존 설계ㆍ감리 위주의 업무 범위를 VE(Value Engineering)ㆍ철거ㆍ리모델링 설계 등으로 넓히고, 조합원의 수요를 세심히 반영하겠다는 계획이다.

29일 건축사공제조합에 따르면 최근 15개 항목에 대한 손배증권 발급을 추가로 시작했다.

그간 조합은 조합원사가 주로 활동하는 계획ㆍ중간설계와 실시설계, 감리, 건설사업관리 등에 대해 손배증권을 제공했다. 하지만 이외 업무에 대해 손배증권 발급을 요청하는 조합원사가 늘자 발급 대상을 확장한 것이다.

앞으로 조합은 건축사법에 따른 공공 발주사업 관련 건축사의 업무 범위 전반을 담당한다.

우선, 지난 12일부터 손배증권 대상에 내진보강설계ㆍ석면해체설계ㆍ기획설계ㆍ학교공간혁신 촉진자 용역ㆍ사업관리 수행참여설계 등 설계분야 업무를 추가했다. 또 ‘VE/경제성 검토’를 비롯해 △내진성능평가 △유지관리도면 정비 △철거(설계, 감리 등) △CA(민간)도 함께 진행한다.

이어 지난 27일에는 설계 범위를 리모델링ㆍ인테리어ㆍ음향ㆍ차음 및 방음ㆍ방진ㆍBIM(건설정보모델링) 등으로 확대했다. 녹색 건축 인증 관련 설계 업무와 지능형건축물(IBS) 인증 관련 설계도 손배보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아울러 △3D 모델링 △모형제작 △패스트트랙 설계 △상세시공도서 작성 및 심의 대응 △종합계획도(마스터플랜) 작성 △건축공사 사업타당성 분석 △건축공사 준공도서 작성 △사후설계ㆍ안전진단ㆍ점검 등도 추가했다.

조합 관계자는 “사실 이번에 추가한 분야에 대한 손배증권 수요는 크지 않지만 건축사를 위한 공제조합이 건축사 업무를 모두 담당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다”며 “앞으로도 조합원사를 위한 사업을 계속해서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건축업계는 건축사공제조합의 업무 범위 확대에 긍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A건축사사무소 대표는 “그간 대형사를 비롯해 많은 건축사사무소가 좀 더 규모가 큰 공제조합을 이용했는데, 최근 건축사공제조합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며 “다만, 공제업무는 명분보다 실익을 고려해 진행하기 때문에 요율 등을 꼼꼼히 따져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손배증권 수수료는 건축사공제조합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지난 해 조합의 영업수익 80억원 중 손배증권 수수료는 77억원으로, 전체 수익의 96%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