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84㎡ 주택 4년 보유 후 매각

19.8%→15.6%로 수익률 4.2%p↓

단기 보유 1주택자는 6~7%p 하락

저금리ㆍ유동성 등 집값 상승 위험

공급확대ㆍ실수요자 규제완화 필요

[e대한경제=권해석기자]국책연구기관인 국토연구원이 지난해 다주택자와 단기 보유 주택에 대한 세부담을 높이는 7ㆍ10대책으로 다주택자들의 주택매매 기대수익률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 분석결과를 내놨다. 하지만 이 같은 수익률 하락에도 장기적으로 저금리와 유동성 확대로 집값 불안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무주택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규제를 풀어주고, 실거주자의 세 부담을 낮춰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토연구원은 24일 ‘주택시장 영향요인과 향후 정책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연구원은 먼저 7ㆍ10대책 이후 주택 수익률 변화를 분석했다. 7ㆍ10대책은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율을 최대 6%까지 높이고, 1년 미만 단기 보유 주택에는 양도소득세를 70%까지 부과하는 게 핵심이다. 연구원은 7ㆍ10대책을 반영해 주택 보유기간, 주택 수 등을 따져 기대수익률을 시뮬레이션했다. 이 결과 서울 강남 A단지의 84㎡ 주택 2채를 소유한 다주택자가 4년 보유 후 매각하면 7ㆍ10대책 이전에는 19.8%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었지만 대책 발표 이후에는 15.6%로 수익률이 4.2%포인트 낮아졌다. 단기 보유 주택 수익률은 더 하락했다. 1주택자는 6∼7%포인트가량 기대수익이 낮아지고, 2주택자는 10%포인트 내외로 수익률 하락 폭이 확대됐다. 예를 들어 강남 A단지의 84㎡ 아파트 2채 보유자가 2년 이내 매각하는 경우 7ㆍ10대책 이전에는 수익률이 14.0%였지만 대책 이후 수익률은 4.0%에 그쳤다.

연구원은 기대수익률 하락에도 집값 상승을 부추길 위험요인이 많다고 분석했다. 장기화되는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다주택자 세금강화 등 수요억제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주택공급 규모에 대해선 당분간 연간 45만~50만가구(수도권 27만~30만가구)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연구원은 “주택공급물량은 2023년과 2025년 사이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가구 수(서울 기준) 변곡점 시기인 2027~2028년 목표를 40만가구 내외(수도권 25만가구 내외)로 점차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 강화 등 수요관리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여당의 부동산정책 재검토 방향과 관련해선 “주택 세제 완화는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청년층 생애최초 주택 가구에 대해서는 점진적으로 대출규제를 완화해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주고, 1주택 실수요자에게는 세부담을 줄여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 등을 통해 40대 이하 청년층을 대상으로 ‘청년 생애최초 주거안정보증’(가칭) 상품을 지원하거나, 임차가구를 대상으로 ‘자가전환 생애최초 보증’(가칭) 등 정책 상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천규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 실수요자의 세부담도 줄여줄 필요가 있다”며 “실수요 고령층에는 세금 납부이연이나 분할납부 등의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출처(대한경제뉴스)